728 250 상단


왕탄지 보다 명성이 높아진 사안 [동진 환온의 전횡] 서진남북조

환공桓公(환온, 桓溫)은 무장한 군사를 숨겨놓고 연회를 열어, 여러 조정 신하들을 부르고, 사안謝安, 왕탄지王坦之 등을 주살코자 했다.(1) 왕탄지는 두려워하며 사안에게 물었다.


"대체 어찌하면 좋겠소?"


사안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아니하고 문도文度(왕탄지)에게 말했다.


"진晉 왕조의 존망이 우리의 태도 하나에 달려 있소."


그리고 함께 갔다. 왕탄지가 두려워하는 모습은 그 안색에도 나타났는데 사안의 늠름한 태도는 그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계단을 향하고 자리에 나아갈 때, 낙양 서생의 창법으로,


"도도한 저 물결이여"


란 시를 읊조렸다. 환온은 그 광대하고 심원한 기품에 눌리어 곧 군사를 해산시켰다.(2) 왕탄지와 사안의 명성은 그때까지는 같았는데 이 일이 있은 다음 비로소 우열이 결정되었다.


동진의 브레인 사안

(출처 : 바이두)

유효표의 주.

(1) 진안제기晉安帝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간문제簡文帝(사마욱)가 붕어했을 때 환온에게 유조(유언)를 내려 제갈량諸葛亮과 왕도王導 등의 고사故事를 따르라고 하였다. 환온은 매우 노하며 이것은 자신의 권력을 약화하려는 것으로서 사안과 왕탄지 등의 건의에 의한 것으로 생각했다.


도읍에 들어와 선제先帝의 대상大喪을 치를 때 백관들은 길가에서 그에게 배례하고 명성이 높은 고관들 모두가 두려움에 떨며 안색을 잃었다. 어떤 사람은 이 일이 있은 뒤로 왕탄지와 사안을 죽이려고 했다고도 한다.'


동진의 황제인 간문제 사마욱의 묘

(출처 : 바이두)


(2) 생각하건데 송宋 명제明帝의 문장지文章志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안은 낙하서생영洛下書生詠(낙양 서생의 창법)을 잘 읊조렸는데 젊었을 때부터 콧병이 있어서 콧소리를 탁하게 냈다. 그 후 대부분의 명사들도 그런 식으로 읊었는데 그를 따를 수가 없어서 손으로 코를 잡고 읊었다.


환온은 신정新亭(동진 수도인 건강의 코 앞)에 머무르고 있을 때 다수의 위병衛兵을 좌우에 도열시켜 놓고 사안과 왕탄지를 불러, 그 자리에서 죽이려고 하였다. 왕탄지는 들어서자마자 두려워하며 홀笏을 거꾸로 들고 식은땀을 흘리어 옷을 적셨다.


사안은 표정도 동작도 변하는 일 없이 눈을 들어 줄곧 환온의 위병들을 바라보면서 환온에게 말했다.


"나는 제후諸候에게 도道가 있으면 주위에 있는 나라들이 지켜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명공明公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자들을 벽 사이에 배치해두실 필요가 있단 말입니까?"


환온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던 거요."


그리고 오만한 마음이 풀어진 그는 좌우에 있던 자들을 물리친 다음 연회를 베풀고 잔을 권하며 환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세설신어 中, 안길환, 명문당, 139p~140p

세설신어 中, 아량雅量(인격이 단아하고 도량이 넓은 일)편 16화


동진 사안의 동상

(출처 : 바이두)


1차 북벌에서 장안과 낙양을 수복하는 큰 공을 세워 동진 최고 권력자가 된 환온은 이후, 북벌을 두 차례 더 시도했으나 실패합니다. 선양을 받고 싶었던 그는 북벌 성공을 명분으로 삼아 황제가 되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후연의 건국자인 모용수에게 일격을 받고, 병참 문제가 엮이면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패였던 것이죠.


그래도 황제가 되기 위한 그의 욕망은 계속 꿈틀댑니다. 그래서 목표를 이렇게 바꾸죠.


치초曰, "황제가 못난이면 환온님이 황제가 될 수 있는데...? 그쵸?"


환온은 권력을 이용해 폐제를 폐위시키고 원제의 막내아들 사마욱을 보위에 올립니다. 이가 동진 간문제입니다.


그러나, 간문제는 생각만큼 못나지 않았습니다. 이내 목표를 다시 바꿔 황제에게 호의적인 인사들을 내쫓거나 죽이면서, 그 빈자리를 환온의 측근들로 채워갔습니다.


그러자, 간문제는 "그럼 니가 황제해." 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힙니다. 이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간문제도 젊은 나이에 병이 들어 오늘내일하게 됩니다. 간문제는 쓰라는 유서는 안 쓰고 보위를 넘기겠다는 조서까지 쓰게 됩니다.


이때, 왕탄지는 보위를 넘기겠다는 간문제의 조서를 그의 눈앞에서 쫙~쫙~ 찢었고, 황태후를 설득해 효무제 사마요가 보위를 잇도록 했습니다. 사안은 대놓고 환온에게 찬탈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었으니, 이때에 이르러 환온은 이 둘을 죽이려 했었습니다.


환온이 이때 사안과 왕탄지를 죽여 황제가 되었다면, 유유가 되었을지, 환현이 되었을지. 알 수 없는 일이군요.



ps1. '풍류소쇄(風流瀟灑)의 재상(宰相) 사안(謝安)

ps2. 사안(謝安): 중국 역사상 가장 풍류적인 재상(宰相)



덧글

댓글 입력 영역


250 250 스애드

반응형 사이드